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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은 열정 · 헌신 · 능력인이 필요하다
“작은도서관은 ( )이다.”
“( ) 속에 맞는 단어를 넣어 보시오.”
“희망, 사랑방, 꿈터, 등대, 횃불, 꿈나무, 무지개, 우물, 문화센터, 책방 등….”
작은도서관은 말 그대로 도서관인데 많은 분들이 왜 이렇게 좋은 의미의 답을 할까요? 도서관은 “공부방, 독서실, 책이 많은 곳” 등으로 말하는데…. 좋은 의미로 표현하는 것은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의 주거지에 가까이 있고, 책을 읽지 않아도 갈 수 있는 부담 없는 곳, 옆집에 놀러간 기분, 무언가 작은도서관에서 일어날 것 같은 느낌 때문일 것 같다. 큰 건물인 공공도서관에서 느끼는 건물공포증 같은 심적 부담을 적게 받기도 하고, 풀뿌리 독서운동으로 민초들이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가 더해지는 것 같다. 우리가 마을작은도서관을 만드는데 1만원이라도 투자하고, 책을 기증하며, 망치질하여 서가를 만들고 페이트 칠을 했다면 지금보다도 관심이 더 클 것이다.
강철 왕 앤드류 카네기는 그걸 이미 알았던 것 같다. 그는 미국에 1,946개 도서관과 세계적으로 2,881개의 도서관 건물을 건립하는데 기부했다. 그의 명쾌한 도서관 기부원칙은 "자신은 도서관 설립에 기여하고, 나머지는 지역사회가 한다." 그는 즉 건물만 기부하고 부지와 책은 기부하지 않았다. 카네기는 전부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는 일부는 자기가 하고, 일부는 지역사회에 떠 맡겨 운영의 애착심을 갖도록 한 의미를 깊이 우리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시 정리하면 작은도서관을 설립할 때 완벽히 시설을 갖추어 주민들에게 맡기다보면, 주민들의 열정이 부족하고, 주민들이 설치해 운영하다보면 열정은 뜨거운데 운영의 어려움이 많아 지쳐 넘어진다. 그래서 카네기는 중간정도의 기부원칙을 세웠으리라 생각된다. 즉 민초들이 협력하여 도서관을 세워 운영할 때는 열의를 갖고 운영하게 된다. 거기에 지자체는 운영비를 어느 정도 지원하여 도서관이 잘 운영되도록 할 때, 주민들이 작은도서관에 애착심을 갖고 참여하게 된다.
작은도서관은 도서관의 대표, 관장, 실무자, 봉사자, 지역주민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합력하여 우리 마을 작은도서관으로 운영할 때 성장하게 된다.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들의 열정(의욕)과 헌신이 필요하고 리더들의 전문성(능력)이 필요하다. 전문성 없이도 도서관 운영의 흉내는 낼 수 있지만 크게 우려된다. 열정은 있어도 능력이 없으면 운영에 어려움이 많고, 능력이 있어도 열정과 헌신이 부족하다면 운영을 활발하게 할 수 없다.
작은도서관을 설립하려면 설립목적도 뚜렷해야 한다. 설립목적은 운영방향을 설정하게 하고, 전체적인 사업방향을 잡게 하며, 기획, 상시 서비스 등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과연 우리들이 운영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설립목적이 뚜렷하게 세워져 있는지, 연차적인 도서관 발전계획을 세워 운영해 나가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이렇게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운영의 전문능력의 부족이요, 흉내만 내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을 운영할 때 중요한 것은 지역주변 환경, 도서관의 성격, 운영주체들의 특성 등에 따라 도서관의 운영방향을 잡아야 하고, 우리 도서관의 나름대로 특성화를 기획하며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한해의 달성하고자하는 목표치 설정, 운영계획서 수립 시에 간단한 월별 계획 등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연말에는 목표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함께 의논해 나갈 때에 보다 체계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실무자들이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단순한 도서대출 반납뿐만 아니라, 도서에 대한 정보, 이용자들의 독서 욕구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 등의 전문적인 상담 능력도 있어야 한다. 관련분야의 많은 정보를 충분히 갖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과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실무자는 이용자 입장에서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무자가 이용자와 거리감을 없애야하며, 이용자들과 간단한 인사, 일상적인 대화를 통하여 편안한 안정감을 주어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어야 한다. 기계적인 업무수행, 자리만 지키는 일군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실무자들의 좋은 표정은 이용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활성화에 중요한 조건이 된다. 그럼에도 부족한 것들은 도서관끼리 네트워크를 통해서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를 통하여 결손지식을 지속적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이렇게 할 때에 전공을 하지 않았을지라도 작은도서관 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얻어 도서관 운영에 자신감이 넘칠 것이다.
글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지역주민들은 은근히 작은도서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크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은 열정과 헌신, 전문성을 향상시켜 지역주민들을 위한 작은도서관을 운영해나갈 때에 주민들이 도서관의 지속적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 전진기지로써의 역할, 더 많은 전문지식과 정보를 위해 이용자들을 공공도서관으로 눈을 돌리게 할 필연성도 갖도록 해야 공공도서관과의 관계가 부드러워져 상생할 수 있다.
정기원
현재 익산시립마동도서관 관장이며, (사)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로 작은도서관 운동을 21년째하고 있다. 전주대학교대학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으며 1급 정사서이다, 독서지도사, 독서심리상담사를 16년간 양성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독서지도 길라잡이』, 『삶으로 말하는 독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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