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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저와 고전을 손 가까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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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69회 작성일 13-08-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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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저와 고전을 손 가까이 두자

“독서를 통하여 미지의 것을 탐색하고 자아를 발견해 가는 과정은 삶의 가장 큰 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양귀자(소설가)

독서를 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여가선용을 위한 독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 그리고 비전을 발견하기 위한 독서가 있을 수 있다. 이 모든 책읽기가 다 의미 있는 것이지만, 책과의 만남은 때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영혼의 작업이다.

린유탕(林語堂)은 이렇게 말했다. “청년으로서 글을 읽는 것은 울타리 사이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고, 중년으로서 글을 읽는 것은 자기 집 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에 글을 읽는 것은 발코니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이는 독서의 깊이가 체험에 따라서 다르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인생을 배우게 되고, 동시에 인생의 경험은 독서에 깊이를 더한다.

독서는 기본적으로 능동적인 지적 탐구이다. 독서야 말로 ‘대학’(大學)이라는 말이 있다. 즉, 독서가 가장 큰 배움의 길이라는 뜻이다. 세상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책은 중요하고, 독서는 삶의 기본을 세우는 필수적 방편이다.

시인 김현승은 그의 시 <책과의 여행>에서 이렇게 독서 경험을 노래한다:

가장 고요할 때

가장 외로울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밤하늘에서 별을 찾듯 책을 연다

보석상자의 뚜껑을 열듯

조심스러이 연다

(중략)

나의 행복을 미리 노래하고 간

나의 친구들을 거기서 만난다

아,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

아, 가장 높은 정신의 성(城)들

그리고 가장 거룩한 영혼의 무덤들

그들의 일생은 거기에 묻혀 있다

나의 슬픔과 나의 괴롬과

나의 희망을 노래하여 주는

내 친구들의 썩지 않는 영혼을

나는 거기서 만난다

그리고 힘주어 손을 잡는다

“모든 지도자는 독서가다”(All leaders are readers.)라는 말이 있듯이, 책과 독서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들과 명사들은 대부분 책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청소년기에 책의 세계를 접했고, 평생 책을 벗 삼아 살아간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읽은 책은 그들에게 꿈이 되고 사명이 되고 불가능을 가능케 한 도전이 되기도 했다. Leader가 되려면 Reader가 되어야 한다. 탁월한 지도자가 되려면 뛰어난 독서가가 되어야 한다. 독서학습은 지도자가 되는 길이다.

“적시(適時)에 적서(摘書)를 적자(適者)에게(The right book for the right reader at the right time)"라는 독서 표어가 있다. 수준 높은 독서의 세계로 진입하려면 각자의 수준에 맞는 적서(摘書)를 찾아 읽으면서 내공을 쌓아야 한다. 어린 시절에는 그림책과 동화, 인물 전기를 읽으며 독서력을 향상시키고, 청소년기로 접어들어서는 문학과 역사, 그리고 사상의 세계까지 독서의 스펙트럼이 확장되어야 한다.

특히 문학 독서는 중요하다. 문학은 인간의 경험뿐만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해석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큰 계명 중 하나는 이웃 사랑이다. 동료 인간을 이해하는 데 문학은 큰 도움을 준다. 독자는 문학작품을 통해 다양한 인생을 대리 체험함으로써 인생을 높게 넓게 그리고 깊이 배운다. 또한 마음의 고통과 삶의 어려움을 스스로 견디고 이겨내는 정신적 힘을 얻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웃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인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갖게 된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이며 기독교 변증가였던 C. S.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확장하기 위해 애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넘어서고 싶어 하는 것이다. 본성적으로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의 독특한 관점과 선별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입장에서 전체의 세계를 본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상상력으로 상상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고 싶어 한다. 우리에게는 바라볼 창문이 필요하다. 이것은, 내가 아는 한, 문학이 가진 특이한 가치요 이점이다. 왜냐하면 문학은 우리 아닌 다른 사람의 체험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시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서도 보아야 하는 것이다.”

문학작품을 읽는 사람은 우선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작품에 나타난 인물, 구성, 주제, 표현 등을 잘 파악하고, 장편소설을 읽을 때에는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전체적인 구조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얼마나 느끼느냐 하는 것이다. 문학의 세계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가공된 세계이다. 이 ‘가공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데는 지성보다 감성이 먼저 작용한다. 따라서 문학 작품 읽는 최고의 방법은 분석이나 논리에 매이지 않고 그저 그 작품 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것이다. 작품 속의 세계가 마치 현실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독서가 문학을 읽는 최고의 방법이다.

“얻어먹는 빵이 얼마나 딱딱하고 남의집살이가 얼마나 고된 것인가를 스스로 경험해 보라. 추위에서 떨어본 사람이 태양의 소중함을 알듯이, 인생의 힘겨움을 통과한 사람만이 삶의 존귀함을 안다. 인간은 모두 경험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 간다.” <신곡>을 쓴 단테의 말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안목을 얻고 통찰력도 생긴다. 시를 읽거나 소설을 읽을 때도 단순한 이해의 차원이 있고 공감적 이해의 차원이 있다. 독자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삶의 체험을 한 사람이라면 그는 쉽게 공감적 이해를 하게 된다. 사실 작가들도 독자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작품과 관련된 현장경험을 할 때가 있다.

우리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이미 검증된 훌륭한 작품들은 인류가 간직한 기쁨과 슬픔, 고뇌와 환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이러한 작품들은 인간 민감해지도록 만들고, 우리들의 정서를 윤택하게 해준다. 따라서 우리는 책을 읽을 때 가능하면 정평이 나있는 작품부터 읽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고전은 사람됨을 세워주는 ‘교양’의 기본이다. 이는 고전이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교양>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에 따르면, 교양이란 ‘사람이 알아야할 모든 것’을 가리킨다. 역사와 문학에 관한 지식은 교양에 필수적이다. 특히 교양으로서의 독서를 이야기하자면 고전과 명작을 빼놓을 없을 것이다.

고전과의 만남은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순간들이었다. 고전은 양서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책들이다. 우리에게 고전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보면 고전(古典, classic)이란 “옛날의 서적으로 후세에 남을만한 책” 그리고 “대가의 저술, 거장의 작품 등 후인의 모범ㆍ전형이 될 만한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상섭은 <문학비평용어사전>에서 고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문학에 한정하여 사용할 때에 이 말은 그 우수한 질적 가치와 영향력에 있어서 문학의 역사상 인정된 위치를 가지고 있는 작품을 말한다.” 일반적인 정의를 시도한다면,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그 분야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읽히는 제일급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 읽기가 왜 중요한가? 우리는 고전을 읽음으로써 통해 과거의 지적 유산을 이어받을 수 있고, 현재의 좌표를 파악할 수 있으며, 미래도 전망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여러 모로 의미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부담을 느낀다. 필자도 고전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고전은 우리로 고전(苦戰)케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고전은 사실 가볍거나 쉬운 책이 아니다. 종류가 다른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교회사에서 우리는 뛰어난 기독교고전을 만날 수 있다. 일반인도 인정하는 세계적 고전 중에는 기독교정신의 세례를 받은 문학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기독교고전> (Christian Classics)의 저자 준델(Veronica Zundel)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거스틴의 <고백록>이나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고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 등의 이러한 작품들은 수세기 동안의 호평과 감화로 ‘고전’이란 영예를 획득했다. 이들의 성공은 작품의 우수함 뿐 아니라 그러한 집필을 가능케 한 영적 체험이 낳은 결과였으며, 이러한 작품들이 담고 있는 지혜는 심지어 작가가 가진 기독교적 관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전은 인류의 정신적·영적 유산이다. 그 작품들은 세월의 엄중한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고전’이라는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설교자 중 한 사람인 마틴 로이드 존스(1899-1981)는 끊임없이 '자극'을 받고자 책을 읽었다. 특히 휴가기간 중에는 대작을 읽었다. 아브라함 링컨도 휴가나 여가시간을 독서에 투자하였다. W. 클레멘트 스토운은 말하기를 링컨은 "자기가 읽은 책과 자신이 만난 사람과 우연한 사건들로부터 배우려는 습관을 길렀다"고 했다.

이 가을에 문학과 기독교고전 같은 양서를 손 가까이 두고 마음 창고를 채우자. 그리고 존 밀턴의 말을 기억하자. “가장 좋은 책은 영구 불멸하다.”

이제 책장을 살펴보라. 도전해 볼 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는가.

[월드뷰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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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광택

총신대학교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월간 창조문예》 신인작가상, 《월간 아동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1993년부터 독서 운동과 독서지도사 양성을 통해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섬기고 있다.《빛과 소금》, 《목회와 신학》, 《국민일보》,《월간 신앙세계》, 《주간 기독교》, 《월간 목회》《교사의 벗》,《워십리더》의 서평 필자로, 《월간 생명의 삶》의 고정 역자로 활동하였다. 독서 운동을 방송 매체로 확대하여 극동방송에서 <신앙서적 길라잡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활약하였고, 현재 CTS 라디오 JOY <북콘서트>에서 신간을 소개하고 있다. 국민은행 〈동화는 내 친구〉 독후감 공모 심사위원(2010~2012년), 극동방송 독후감공모 심사위원장(2010년),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상 심사위원(2007~2011년)으로 위촉된 바 있다. 현재 총신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 과정을 운영하며 강의하고 있고,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이며,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자문위원,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이다.

저서로 《기독교인이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 《고전의 숲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교회의 영적 성장을 위한 목회자 독서법》,《우리아이 영성을 키우는 책읽기》, 《예수께 인문을 묻다》, 《나를 단련하는 책읽기》, 《기독교인의 서재》 등이 있고, 역서로는 《기독교교육학》, 《교회사 핸드북》, 《새로운 종교개혁 이야기》, 《흐트러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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