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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문화

나의 독서를 말한다 / 송광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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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ookleader
댓글 0건 조회 713회 작성일 12-05-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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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를 말한다

들어가는 말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면 지도자가 되고, 두 발 앞서면 개척자가 되고,그 보다 한 발 앞선 사람은 순교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세상은 순교자의 피, 개척자의 땀, 지도자의 비전에 의해 앞으로 나아간다. 한마디로 창조적인 소수에 의해 역사는 변화되어 왔다. 그런데 역사를 변화시킨 창조적인 소수는 대부분 책의 사람들이었다.

하나. 독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당신이 최근 도서관으로 달려가 먹음직스러운 빵더미를 끌어안듯 당신이 다 읽을 수도 없을 만큼의 책을 집으로 안고 온 적이 언제인가? 당신이 최근에 책을 펴고 코에 대고는 크게 냄새를 맡아보았던 때가 언제인가? 최근에 당신이 정말로 대단한 고서적 방을 발견해서 혼자 서점 안을 돌아다니며 몇 시간씩 서가 앞에 서 있은 적은 언제인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것은 지식에 갈증을 느끼는 당신의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다”(레이 브래드버리).

「영적 지도자 만들기」의 저자 로버트 클린턴은 많은 지도자의 생애를 연구하다가, 그들의 생애에 책이 끼친 영향을 발견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생애에서 책이 간접경험의 통로였음을 고백하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성경 동화책을 매일 내가 잠들기 전에 읽어 주셨다. 또 어머니가 공립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첫 번째 대출 카드를 만들어준 것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독서하는 습관을 일찍 갖게 되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간접 경험 과정을 통해서 나의 생애에 많은 것을 주셨다."

설교의 황제 찰스 스펄젼(1834-1892)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책을 읽었다. 청교도 서적이 있는 작고 어두운 방에서 찰스는 책 몇 권을 끄집어낸 후, 불빛 아래서 그것들의 삽화들을 구경하고 있었을 때 그는 고작 3살이었다. 그가 존 번연의 「천로역정」에 나오는 삽화들에 우연히 접하게 된 시기는 그렇게 어렸을 때였다.

스펄젼은 어린 시절의 그 경험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내가 처음 그 책을 보았을 때 한 신자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목판화 그림을 보고는 너무도 측은히 여겼습니다. 그가 오랜 순례 끝에 그 짐을 벗어버리는 순간 나는 뛸듯이 기뻤습니다.“

스테판 츠바이크에 의하면 “인류의 활동은 두 가지 발명에 의해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공간에서의 활동은 차륜을 따라서 움직이고 정신의 활동은 문자에 의존했다.” 한마디로 독서는 역사 속에서 검증된 변화의 힘이다

둘. 책읽기는 우리의 삶의 질(質)에 영향을 미친다.

왜 나는 책을 읽는가? 나는 풍성한 삶을 발견하고 누리기 위해 책을 읽는다. 사람은 곧 그가 읽은 책이다. 우리 내면에 아름답고 고상한 것을 저장할 때 아름다운 언행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성숙한 삶, 풍성한 삶을 누리기 위해 독서해야 한다.

나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리스도인은 진리 안에서 자유를 누린다. 오직 진리만이 참 자유를 준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진리를 추구하는 순례자의 삶이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분별하고 그리고 실천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이러한 독서는 경건서적만 읽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이 시대와 역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알기 위해 폭넓게 독서해야 한다. 문학과 역사 등 관심분야의 폭을 넓혀가며 꾸준히 독서해야 한다.

나는 진리를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사람은 누구나 그 나름대로의 한계가 있다. 그 한계는 성경을 읽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도 영향을 끼친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때때로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을 본다. 성경이 보여주는대로 보기보다는 내 위치와 관점에서 내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받아들인다. 이것은 모든 사람의 한계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입장과 처지와 경험 그리고 선입관이 말씀을 보는 우리의 눈을 제한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바와 같이 같은 말씀이라도 우리 영혼 안에서의 울림이 다를 때가 있다. 평안할 때는 무심히 지나친 말씀이 고난의 때에는 마음 깊이 다가올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말씀이 우리에게 말씀하는 대로 다 듣지 못한다. 그러므로 신앙의 스승들과 선배들이 더 분명하게 그리고 더 깊이 보고 발견한 것들로부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신학적 입장이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서도 독자의 능력에 따라 유익한 통찰도 얻을 수 있다.

셋. 부스러기 지혜

필자의 독서 경험은 다음의 몇 가지 지혜를 가르쳐주고 있다.

1) <독서의 기술>에 관한 기본 지식을 가져야 한다. 많은 책을 읽다보면 경험에 의해서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을 갖게 된다. 그러나 더 나은 방법을 아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2) 좋은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한다. 정평이 나있는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신간정보를 늘 참고해야 한다. 과거와 현대의 좋은 저자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 도서관을 이용해야 한다. 모든 책을 다 구입할 수는 없다. 친구의 책을 빌려 볼 수도 있다. 지역도서관은 대개 개가식(자료실)이므로 이용하기 편리하다.

4) 책에 대한 정보에 밝고 책을 많이 읽는 동료의 추천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5) 친구와 시내에서 약속을 할 때 대형서점을 약속장소로 정하라. 기다리면서 신간 코너를 살펴보라.

6) 독서에 도움이 되는 사전류를 마련하라. 최신의 국어사전, 성경사전, 신학사전, 세계사대사전, 고사성어사전 등이 있어야 한다.

7) 신간 정보를 관리하라. 독서정보를 메모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한다.

8)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대화 중에서 좋은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기회를 갖는다.

9) 관심사에 따라 정기간행물을 구독한다.

10) 균형 있는 독서를 한다. 문학, 역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입문서를 읽는다. 그러나 계획성 있게 읽어야 한다.

넷. 영적 독서(Spiritual Reading)를 향하여

홍성주 교수에 따르면, 영적 독서란 성령님에게 귀를 기울이게 하고 하나님의 통보 또는 암시에 눈뜨게 하는 영적인 길로 이끌어 주는 책을 독서하는 것이다. 영적 독서는 영성 생활의 초보자뿐만 아니라 지도자도 일생 동안 꾸준히 힘써야 할 영성 훈련의 한 과정이다.

영적 독서를 위한 지침서(A Practical Guide to Spiritual Reading, 1994)를 쓴 수잔 안네트 무토(Susan Annette Muto) 교수는 정독용 독서와 영적 독서를 비교하면서 영적 독서를 위해서는 파고들기보다는 곰곰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비판하기보다는 우리가 읽는 것을 우리의 삶에 연관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고 하였다.

베네딕트의 수도회 <규칙>을 보면, 수도자들의 일과 가운데 영적 독서(경건 독서)를 위한 시간이 있었다. 그리스도인은 일평생 공부하고 연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 독서는 가장 좋은 매개와 방편이 된다. 기도가 호흡이라면 독서는 균형 있는 식사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경건 독서는 영적 성장을 위해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헨리 나우웬에 따르면, 만약에 우리가 항상 우리의 마음을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책을 가지고 다닌다면 우리의 생각과 느낌들은 심오한 영향을 받는다. “거룩한 남녀 성도들의 삶, 놀라운 화평의 보기들, 가난하고 압제 당하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가져다주는 공동체들, 그리고 영적인 삶 자체에 관한 좋은 책들이 많다. 비록 우리가 하루에 15분 가량만 그런 책을 읽어도, 우리는 곧 우리의 마음이 점점 깨끗해지고 점점 더 선한 생각들로 가득한 꽃병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신앙묵상집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중에서). 나우웬은 영적 독서가 “성령 안에서 행하는 삶을 위한 중요한 훈련”이라고 했다.

강준민 목사에 의하면 “생각을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것이 영적 독서의 핵심”이다.” 영적 독서는 하나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그 말씀을 우리 인간의 언어로 쉽게 풀어놓은 책을 읽고 묵상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강 목사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에 영적 성숙에 영향을 주었던 책들은 리처드 포스터의 「영적 성장과 훈련」,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헨리 나우웬의 「영적 발돋움」, 「영혼의 양식」, 「예수님의 이름으로」, 「상처입은 치유자」, 그리고 A. W. 토저의 「경건생활의 기초」와 「하나님을 추구함」등이 있다. 이 책들을 읽으면서 책 안에서 다른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받았다고 한다.

맺는 말

우리의 영적 수준을 높이려면, 목회자와 평신도가 모두 책을 가까이하고, 교회에 작은 문고나 독서실을 만들고, 독서계획을 세워야 한다.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독서모임이나 연구팀을 만들 수도 있다. 이 일에 있어서 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다. 영적 지도자에게 그것은 막중한 책무이다. 한국교회가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평신도들만 양산한다면 조국교회의 앞날은 어둡다. 이제는 책을 가까이하는 성도로 키워야 한다. 만능 목사가 교회를 인도하던 시대는 지났다. 평신도의 은사를 계발해야 하고, 독서운동을 통해 미래를 책임질 일꾼들을 깨워야 한다.

그 사람은 곧 그가 읽은 책이다. 책읽기는 우리의 삶의 질(質)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는 능동적 독서인이 되어야 한다.

송광택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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