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zip 2월호에 실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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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독서운동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에 희망을 건다
들어가는 말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정보화 사회가 진행될수록 자국의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정보서비스 프로그램 개발과 제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정보에 대한 접근수단을 보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정보격차가 점점 커지면서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성별, 나이, 지역, 학벌 등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정보접근과 문화적 혜택을 동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갖고 있다.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작은도서관 설립과 운영을 통하여 이와 같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려하다 보니, ‘작은도서관’이란 용어가 매스컴, 인터넷, 신문 등 정보매체에 자주 등장한다. 마을마다 ‘큰’ 도서관이 많이 설립된다면 정보소외계층을 줄이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왜 ‘작은’도서관이 더 늘어나는 것일까? 이는 큰 도서관을 세우자니 예산은 부족하고, 그렇다고 세우지 않을 수도 없어 작은도서관을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설립하는 것은 아닐까.
또한 작은도서관이 과연 정보소외계층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는 최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리모델링하여 설립하는 작은도서관들이 공공시설의 유휴공간만 있으면 신청을 받아 대책 없이 세우고 있는 것과, 도서관 운영의 재정적 어려움과 설립자들의 마인드, 운영경험 부족, 개관시간 문제, 정치인들의 개입 문제 등 주민들의 형편에 맞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운영을 잘하고 있는 공공도서관 이미지에도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부디 처음 취지에 맞게 지역에 잘 정착해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은도서관의 취지
오래전에 세워진 도서관들은 주거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생활하기에 바쁜 시민들은 여간해선 도서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면을 보완하고자, 생활공간 가까이에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독서문화시설이 작은도서관이다.
사립작은도서관이란
사립작은도서관은 단체(아파트, 복지관)나 개인들이 자율적으로 사비를 드려 용이하게 설치‧ 운영함으로써 지역독서저변확대를 위한 공공작은도서관 시설이다. 작은도서관 설립의 취지는 관에서 세우는 것과 거의 동일하나, 다만 설립주체들이 독서운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작은도서관 운영을 통하여 지역을 섬기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사립작은도서관은 독립된 공간과 시설만 갖춘다면 어느 곳에나 설립할 수 있다. 이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풀뿌리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사립작은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그런데 요즘 지방자치단체는 관에서 세우는 작은도서관에만 관심을 갖고, 주민들의 힘으로 세운 사립작은도서관은 등한시 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를 지적하고 싶다.
또한「주택건설 기준법」등에 관한 규정 제55조에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립할 때는 작은 도서관을 의무적으로 설립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아파트에는 반드시 사립작은도서관이 설립되어야 한다.
작은도서관의 시설기준
작은도서관의 시설 및 자료기준은 시설은 건물 33㎡이상(복도, 식당, 화장실 면적 제외), 열람석 6석 이상, 자료는 도서 1,000종 이상을 갖추면 가능하다. 설립 시 시·군에 등록을 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기준에 미달될지라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은 과거의 문고들을 껴안고 가기 위한 것일 뿐, 공공도서관으로써 이 기준은 미흡한 편이다.
작은도서관의 역할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 이용자들에게 도서대여 및 독서교실, 독후감모집 및 다독왕 시상, 동화구연, 자녀독서지도강좌, 독서세미나 개최 등 독서와 관계된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취미, 오락, 교양 등의 프로그램을 즐기고 습득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교육 및 문화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글쓰기 교실, 방학을 이용한 독서캠프, 문화탐방, 독서회 조직, 동호인운영, 문학행사 등 모임도 가질 수 있다. 그밖에 지역사회 · 문화단체와도 연계하여 좋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작은도서관 운영의 문제점
작은도서관을 개설했지만 많은 작은도서관들이 중도에 문을 닫는다. 일본의 경우에는 50년 정도 이어가는 문고도 많고, 보통 20∼30년 정도 운영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관으로부터 지원이나 간섭이 없이 스스로 뜻을 가지고 설립해 자생능력을 갖추어 지역의 독서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설립한지 1년도 채 안 되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관의 관여와 작은도서관 운영의 경험부족, 재정의 어려움 등이다.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 도서구입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또한 신간도서가 부족하면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줄어 들 수밖에 없기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도서구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협회는 여러 가지 기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의 태동
작은도서관의 설립취지와 목적을 갖고 1994년「도서관 및 독서진흥법」34조에 근거해 시작된 이 풀뿌리 작은도서관운동은 ‘전국작은도서관협의회’(회장 정정식)로 조직되어 진행되었다. 1997년 11월 28일에는 ‘한국사립문고협회’를 조직하여 다양한 독서관계 사업을 펼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협회는 2008년 1월 4일 문화관광부로부터 법인허가(742호)를 받았으며,「도서관법」개정에 따라 작년 5월 25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로 명칭변경허가를 받았다. 현재 전국에 1천여개소의 사립작은도서관들이 주민들에게 무료도서대여와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협회의 중점사업은「도서관법」제2조 2항 가목에 의거하여 작은도서관 설치 지도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작은도서관 운영 및 관리자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또한 어린이 독서캠프 및 공부방운영 지원, 전국초등학생 다독왕선발대회, 도서교환장터, 사랑의 도서보내기 운동 전개, 독서세미나 개최, 작은도서관학교, 특수기관 도서보내기, 해외작은도서관 설치운동 등의 목적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효율적인 독서운동을 위해 중간지도자 양성으로 독서지도사, 논술지도사, 독서심리상담사를 양성해 왔으며, 곧 (주)네오넷 코리아와 공동으로 도서요약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독서지도사를 ‘도서요약사’로 양성
협회는 약10여 년 동안 독서학교와 독서지도사과정을 통하여 전국에 약2,800여명의 독서지도사를 양성하여 왔다. 이들은 독서지도와 도서 및 문학이해에 대한 기본교육을 받았다. 이에 각 도서관에서 양질의 독서지도사를 선발, ‘도서요약사’를 양성하여 도서요약을 하게한다면 도서관 운영에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도서요약사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기에 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수입도 얻고, 요약한 신간을 도서관에 기증할 수도 있다. 또한 책을 분석하고 정리하며 요약하는 꾸준한 과정을 통해 책에 관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협회와 (주)네오넷코리아와 업무협약체결은 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주)네오넷코리아와 업무협약체결
1월 19일(수) 오후 3시,「2011한국교육박람회」코엑스 A홀l F18실에서 풀뿌리 작은도서관 운동 법인인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이사장 진인문)과 도서요약 회사인 (주)네오넷코리아(대표 권춘오)의 업무협약은 이런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업무협약을 통해 양 법인이 대한민국의 독서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양날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 도서요약서비스가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 속에서 책 읽을 시간이 없으니 요약본이라도 읽게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도서요약서비스를 통하여 읽고자하는 도서의 핵심내용을 이해한 뒤, 한권의 책을 제대로 읽게 하도록 이끌어낼 것이다. 즉 도서요약은 모티어 J.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의 독서의 기술 4단계 중 첫 단계인 초급독서(초벌읽기)에 해당하며, 정확하게 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된다. 요즘 공공도서관들이 도서관에 요약북서비스를 비치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점에 근거할 것이다.
작은도서관의 신간구입비 마련
(주)네오넷코리아의 BOOK ZIP에서 “책 사고 도서관 후원하자!”는 슬로건으로 작은도서관 후원이벤트를 하고 있다. 북집을 통해 인터넷 교보문고 · 인터파크에서 책을 구입하시면 구매금액의 일부가 사립작은도서관의 후원기금으로 자동적립이 되므로 회원들과 뜻있는 분들의 북집을 통한 도서구입을 권장한다.
또한 네이버에 해피로그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http://happylog.naver.
com/kpla)를 설치하여 콩 기부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출판사의 도서기증, 기업의 사회공헌을 통하여 사립작은도서관의 도서구입 재원마련을 하고 있으니 후원을 바란다.
나가는 말
똑같은 콩에서 싹을 틔우지만, 콩나물과 콩나무는 전혀 다르다. 과잉보호 속에서 콩이 자라면 콩나물이 되지만, 땅에 떨어진 콩은 힘든 과정을 거쳐 자라면 콩나무가 되어 열매가 열린다. 세상의 모든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일본의 문고들이 수 십 년을 운영할 수 있는 이유도 스스로 살아남고자 하는 자생력일 것이다. 많은 지원을 받아 설립되는 작은도서관은, 과거 동사무소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지원이 끊기자 문을 닫은 문고들처럼 자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작은도서관 운동의 뜨거운 사명을 갖고 시작한 설립주체들은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내며, 자생능력을 키워 반드시 콩나무와 같이 열매를 맺을 것이다. 또한 기업이나 독지가들, 지역주민들이 사립작은도서관 운영에 관심을 더한다면 지역사회에서 작은도서관을 통한 독서문화운동은 지역의 희망이 될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
http://www.reading.or.kr
작은도서관 설립‧ 후원문의 010-9283-2584
정기원 전주대학교 대학원 문헌정보학 전공
전북사립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사)한국사립작은도서관협회 사무총장
한국대학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과정 교‧강사회장
저서「독서지도 길라잡이」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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